성육신과 선교 Incarnation &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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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순재 작성일2022-02-18 조회수2,539본문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려고 인간의 몸을 입고, 사람이 되셨다는 것을 성육신(成肉身, Incarnation)이라고 합니다. 성육신 사랑은 기독교의 근본 교리이자,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교회의 머리가 예수님이라는 원리의 근원입니다. (요 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을 증언하는 것이 선교이고, 최고의 선교 방법은 성육신을 전도자와 선교사가 실천하는 것입니다. 섬김의 선교, 상황화 선교, 토착화 선교, 현지인 중심선교, 낮아짐의 선교, 내려놓음, 순수한 희생 개념도 모두 성육신선교의 다른 모습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심장을 가지고 삶을 드려 선교하는 사람은 언제나 성육신의 선교방법을 잊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성육신의 선교는 능력 있는 사람이 자기 받을 것을 다 받지 않고(권리 포기) 어려운 현장에 들어 가(파송), 필요한 역할(사명)을 다 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이 설립 10주년을 맞아 한국 교회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면서 “From Church with Mission to Missional Church”, “선교하는 교회에서 선교적 교회로”라는 표어를 주창했습니다. 그 이유는 선교가 뭔가 활동을 열심히 했음에도(Doing),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에 신뢰를 잃었기에, 교회 구조, 목적, 방법 모두를 존재(Being) 자체가 선교적으로 전환해야함을 의미합니다. 그 실질적인 방법은 성육신의 정신을 교회와 교인과, 선교사 자신이 살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정치인, 고위 공직자였습니다. 조국이 망해 조상이 포로로 잡혀 와서, 낯선 땅에서 자란 포로이민 3세입니다. 느헤미야 가족은 피눈물 나는 환경 속에서도 철저하고 신실하게 살아냄으로서 술 맡은 관원 – 왕의 경호실장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조국 예루살렘의 암울한 형편과 백성들의 어려운 상황을 듣게 되었을 때, 자기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사명을 깨닫고 자원하여 변방 예루살렘으로 가겠다고 결단하였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에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할아버지의 고향이고 느헤미야는 말만 들었지 어디인지도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분명한 신앙을 가졌고, 그렇기에 그는 “신앙인, 유대인, 사명인”이라는 자기 정체성이 분명했습니다.
느헤미야가 유대 예루살렘의 어려운 형편을 들었을 때, 하나님께서 자기를 그곳으로 부르시는 사명으로 받아들입니다. 4개월 동안 진지하게 기도한 후 부르심에 순종하여, 임금 아닥사스다 왕에게 허락을 요청하는 장면이 5절에 나옵니다. “왕이 만일 좋게 여기시고 종이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얻었사오면 나를 유다 땅 나의 조상들의 묘실이 있는 성읍에 보내어 그 성을 건축하게 하옵소서.” 중앙 정치 무대를 떠나 변방 예루살렘으로 가기로 결단한 것입니다. 임금이 묻습니다. “네가 몇 날에 다녀올 길이며 어느 때에 돌아오겠느냐 하고 왕이 나를 보내기를 좋게 여기시기로”(6절) 긍정적인 반응을 하신 것은 그만큼 느헤미야를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느헤미야는 이것을 8절에 “내 하나님의 선한 손이 나를 도우시므로 왕이 허락”했다고 고백합니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에서 일할 준비를 기도하면서 미리 철저하게 세워놓고 있었습니다. “왕이 만일 좋게 여기시거든 강 서쪽 총독들에게 내리시는 조서를 내게 주사 그들이 나를 용납하여 유다에 들어가기까지 통과하게 하시고 또 왕의 삼림 감독 아삽에게 조서를 내리사 그가 성전에 속한 영문의 문과 성곽과 내가 들어갈 집을 위하여 들보로 쓸 재목을 내게 주게 하옵소서.” 선교사로 일할 수 있는 법적 Status를 확보하고, 즉 총독이라는 직책을 얻고, 왕의 조서로 확증합니다. 이것은 느헤미야가 전문직 선교사로서 선교지에 입국하는 절차입니다. 사역에 필요한 재정, 물질적 지원을 받아냅니다. 자신의 공직 경험과 전공을 선교를 위하여 쓰임 받는 전문직선교사이며, 성벽 재건이라는 분명한 사명, 하나님이 주신 임무, mission을 가지고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에 갑니다.
제가 선교현지에 있을 때 한-몽 정상회담이 열려, 한국에서 100여명이 넘는 대통령 방문사절단이 왔습니다. 저도 그 정상회담에 외교안보보수석실에 통역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몽골 정부에 제공한 방문 사절단 명단 겉장에 이렇게 영문으로 번역되어 있었습니다. 대통령 정상회담 방몽 사절단 “the name list of the Korean mission in Mongolia” 저는 선교사이기에 mission이란 단어를 보자 눈이 커졌습니다. 국가 사절단을 mission이라고 쓰는구나!
영어 사전에 보면, 임무를 나타내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task(특히 힘든ㆍ하기 싫은) 일, 과업, 과제: / duties(의무, 업무) / mission(임무, 사명, 특히 외국으로 파견되는 사람에게 맡겨지는 것): / job(해야 하는 특정한) 일, 과제 / assignment(숙제, 과제) mission이 동사로 쓰이면, “길고 험난한 여정에 나서다”라는 뜻이 됩니다. We had to mission round all the villages until we found him.(우리는 그를 찾을 때까지 모든 마을들을 돌아다니는 길고 힘든 여정에 나서야 했다.) 느헤미야는 자기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예루살렘까지 1,400Km거리를 그동안 누리던 기득권을 포기하고, 낯선 사람들과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는 임무, mission을 수행하러 간 것입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것을 상경(上京)한다고 합니다. 경부선도 상행선, 하행선이 있습니다. 우리의 의식 중에 중앙 무대는 올라가는 것이고, 지방은 내려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중앙 무대 한복판에서 유대 땅으로 자원하여 변방으로 내려갑니다. 낮은 곳에, 어려운 곳을 찾아가 자신의 삶을 드리는 것, 이것이 성육신 정신이고 이것이 선교의 원리이며 크리스천이 가져야할 자세입니다. 내가 받을 것 다 받고, 누릴 것 다 누린다면 선교적 활동은 언제 가능하겠습니까?
1950년 한국 전쟁, 6.25 사변이 발발하자 세계 16개국에서 한국의 자유를 지키려 연합군을 파병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한국전 파병부대를 모집했는데 별 3개를 단 몽클라르 장군이 지원했습니다.(Ralph Monclar. 1892~1964) 국방부차관이 대답합니다. “장군께서는 중장으로 예편하셨는데 이번에 한국에 파견되는 전투부대는 대대급으로 지휘관은 중령이 맡게 됩니다.” 그 때 몽클라르 장군이 대답했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중령으로 복무해도 좋습니다.” 58살의 3성 장군 몽클라르는 네 계급이나 낮춘 중령으로 프랑스 장병 1,054명과 한국에 왔습니다. 원주 탈환작전에 크게 공헌하고, 양평 근처 지평리전투에서 프랑스 1대대가 중공군 3개 사단의 공격을 막아 내 전설적인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계급을 낮춰서까지 필요한 사명을 다하는 것, 그 정신을 기억해야합니다. 자기를 낮추지 않으면 성육신의 정신을 실천할 수 없습니다.
개혁이 필요한 한국 교회에서, 선교 현장에서 예수님의 성육신 모델을 따라서 우리 스스로 문턱을 낮추고, 자기를 비우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채워야 합니다. 애매한 일이 있을 때에는 우리가 손해 보는 쪽으로 선택할 때 안 믿는 사람들이 우리를 새롭게 바라보고, “우리와 다르구나!” 존경하게 됩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 군종으로 일하다가 이집트에서 순직한 오스왈드 챔버스는(1974-1917) “주님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도어 매트, 입구현관의 발 닦는 매트가 되신 분이 예수님”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학위를 받는 졸업생 여러분은 기꺼이 현관 매트가 될 결심을 하셨습니까?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진짜 실천, 실행하셔야 합니다. “마음 비웠어, 나는 욕심 없어!”라고 말하는 지도자는 많습니다만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오늘 영예로운 학위 수여식은 성육신 정신으로 선교적 삶을 살기를 다짐하는 시간입니다!
주안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받은 여러분은 한국 선교계의 최고의 지성이며, INTERCULTURAL STUDIES 전공뿐만 아니라 인성과 영성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습니다. 이제 JIU 졸업생이라면 미래 한국 선교의 검증된 지도자로서 한국 교회와 사회를 새롭게 하며, 생명의 복음을 열방에 전할 하나님의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예수님의 명령을 삶 속에 실천하는 것은 성육신의 정신으로 주님께서 부르신 현장을 향해 내려가는 것, 낮아지는 것, 섬기는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